안녕하세요. 만년 구대리입니다.
오늘은 유방암 치료 과정에서 많은 환우들이 궁금해하는 수치, 바로 KI-67(키67)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려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수술 직후의 저는 KI-67이 무엇인지조차 몰랐습니다.
병원 표준치료 항암 일정만으로도 정신이 없던 시기였으니까요.
그러다 항암 치료를 받으며 하나둘 공부를 시작했고, 어느 순간 이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내 암세포는 어떤 성격이었을까?"
그 질문 끝에 알게 된 것이 바로 KI-67이라는 숫자였습니다.
KI-67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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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67 암세포 증식지수 의미 설명 이미지 |
KI-67은 유방암 조직검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암세포 증식지수(Proliferation Index)'입니다.
쉽게 말하면 암세포가 얼마나 활발하게 분열하고 증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처음 공부할 때 저는 이것을 '암세포 분화도'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했었습니다.
하지만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두 개는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요.
분화도(Grade)는 암세포가 정상세포와 얼마나 닮았는지, 즉 세포의 성격을 보는 지표입니다.
반면 KI-67은 암세포가 얼마나 빠르게 자라고 있는지, 다시 말해 증식 속도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둘 다 암의 특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정보이지만,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30입니다." 그 숫자를 들었던 순간
제 기억으로는 항암 2차 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병원 조교 선생님께 여쭤봤습니다.
"제 KI-67은 얼마예요?"
돌아온 답은 38.
솔직히 그 숫자가 어떤 의미인지도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낮은 거예요? 높은 거예요?"
선생님은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38이면 높은 편이에요."
그 순간의 느낌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숫자 하나였지만 마음이 묘하게 무거워졌습니다.
환우들의 숫자를 보며 알게 된 것
그때부터 저는 주변 환우들의 KI-67 수치를 유심히 듣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다양했습니다.
한 자릿수처럼 낮은 분들도 있었고, 50 이상, 심지어 80이 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숫자들의 차이를 보며 처음에는 적잖이 놀랐습니다.
의학적으로 KI-67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이렇게 이해합니다.
- 10% 이하 : 비교적 낮은 증식성
- 10~20% : 중간 정도
- 20~30% 이상 : 비교적 높은 편
- 50% 이상 : 매우 활발한 증식성을 시사할 수 있음
다만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KI-67은 중요한 참고 지표이지만, 그것만으로 예후나 재발을 단정할 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암의 경과는 병기, 림프절 상태, 호르몬 수용체, HER2 여부, 유전자 특성, 치료 반응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합니다.
아직도 마음이 아픈 기억 하나
환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시절, KI-67이 80이 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쯤 뒤, 그 친구가 뇌 전이 재발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참 많이 슬펐고, 무서웠고, 씁쓸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무겁고, 겁나고, 슬픕니다.
물론 저는 그 결과를 KI-67 숫자 하나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의학적으로도 그렇게 단순하게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일을 겪으며 저는 KI-67이라는 숫자가 환우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와 두려움으로 다가오는지 처음 실감했습니다.
숫자는 숫자일 뿐이라고 말하기엔, 그 안에 담긴 마음이 너무 컸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다시 바라본 KI-67
10년 차가 된 지금의 저는 KI-67을 조금 다르게 바라봅니다.
예전에는 숫자 자체가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이어가며 알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 하나에 압도되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일이라는 것을요.
KI-67은 암의 속도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단서입니다.
하지만 그 숫자가 곧 내 미래를 결정하는 운명은 아닙니다.
저 역시 38이라는 수치를 가지고 긴 시간을 지나왔고, 지금도 건강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관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환우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검사 결과를 두려워하기보다, 그것을 이해하려는 공부가 먼저라고요.
아는 만큼 덜 두렵고, 아는 만큼 더 질문할 수 있으니까요.
마치며
수술 직후 아무것도 몰랐던 저는 KI-67이 무엇인지조차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 무지함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였습니다.
궁금해했고, 질문했고, 공부했고, 내 몸을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이 결국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고 믿습니다.
혹시 지금 조직검사 결과지를 들고 KI-67 숫자 앞에서 마음이 무거운 분이 계신다면,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 숫자가 당신의 전부는 아닙니다.
숫자는 방향을 이해하는 지도일 뿐, 삶의 결말을 결정하는 판정표는 아닙니다.
오늘도 우리는 공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환우를 위한 당부의 말씀
제가 이곳에 기록하는 모든 내용은 저의 개인적인 치유 경험과 공부한 자료를 정리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사람마다 체질과 현재 상태가 모두 다릅니다.
식단과 영양요법 또한 암의 종류와 치료 단계, 대사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식사법이나 영양제를 적용하시든,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 충분히 공부하고 담당 의료진 또는 전문가와 상의한 뒤 본인에게 맞는 방식으로 조절하시길 권합니다.
내 몸의 주인은 나 자신이며, 지혜로운 선택이 쌓일 때 건강한 삶도 함께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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