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건강하고 똑똑한 라이프를 지향하는 만년 구대리입니다.
항암치료를 마친 분들이라면 치료가 끝난 뒤에도 몸에서 나타나는 여러 변화에 신경이 쓰일 때가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유방암 치료를 받으면서 여러 항암제를 경험했는데, 그중 제가 받았던 약이 바로 탁솔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는 증상 중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눈앞에 작은 점이나 실 같은 것이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비문증입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탁솔 항암치료가 끝날 무렵부터 이런 증상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눈을 움직이면 함께 따라오는 것 같기도 하고, 밝은 곳에서는 더 잘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흔한 눈 증상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최근 항암제의 안과 부작용을 찾아보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파클리탁셀의 안과 이상반응을 조사한 연구에서 실제로 비문증이 보고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 순간 궁금해졌습니다.
“내가 탁솔 치료를 받을 때 생긴 비문증도 혹시 항암치료와 관련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번에는 제 경험을 먼저 결론으로 정하지 않고, 실제 연구에서는 무엇을 확인했는지 하나씩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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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솔(파클리탁셀) 항암치료 후 나타난 비문증과 안과 이상반응을 연구 자료를 통해 살펴보는 모습을 표현한 썸네일 |
1. 그렇다면 탁솔과 비문증은 어떤 관계가 있었을까?
비문증은 눈 속 유리체의 변화 등 여러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항암치료를 받은 사람에게 비문증이 생겼다고 해서 곧바로 항암제 때문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파클리탁셀과 비문증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직접적인 연구 자료가 하나 있습니다.
2018년 일본 연구진은 파클리탁셀 또는 nab-파클리탁셀을 새롭게 투여받은 환자 128명을 대상으로 안과적 이상반응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13명(10.2%)에서 안과적 이상반응이 확인됐습니다. 시력 저하, 흐릿한 시야, 눈 통증, 광시증 등이 보고됐고, 비문증(muscae volitantes)도 1명에서 확인됐습니다.
비문증 자체는 전체 환자의 0.8%로 매우 드문 사례였습니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연구진이 이 비문증 사례에서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고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다만 이 연구는 128명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연구이고 비문증 사례가 단 1건이기 때문에, 파클리탁셀이 비문증을 일으키는 빈도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있는 연구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제게는 이 결과가 꽤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경험한 증상과 똑같은 이름의 증상이 실제 파클리탁셀 투여 환자에서 연구 기록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2. 파클리탁셀의 안과 부작용 : 황반부종과 염증성 질환 연구들
관련 연구를 더 찾아보니 파클리탁셀과 눈의 관계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다뤄진 안과 부작용들도 있었습니다.
황반부종과 대규모 전국 코호트 연구
- 2025년 한국 연구에서는 파클리탁셀 관련 낭포황반부종 환자 7명을 분석했는데, 모두 양쪽 눈에서 발생했습니다. 파클리탁셀 치료 시작 후 진단까지 평균 42.7주가 소요되었으며, 약물 치료를 중단한 6명 중 5명은 황반부종이 완전히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또한, 2026년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이용해 2015~2023년 파클리탁셀을 새롭게 투여받은 국내 환자 98,246명을 분석한 전국 코호트 연구도 발표됐습니다. 연구 종료 시점까지 황반부종 또는 관련 낭성 황반병증의 누적 발생률은 1.4%였으며, 파클리탁셀 치료 후 황반부종 발생 위험이 치료 전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누적 투여량이 높은 환자에서 위험도도 더 높았습니다. (이처럼 소규모 증례 연구와 대규모 전국 코호트 연구가 상호 보완적으로 파클리탁셀과 황반병증의 연관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시각 이상 및 안구 염증 동반 사례
유방암 치료를 위해 파클리탁셀을 12회 투여받은 66세 여성에게서 치료 후 시각 이상과 비문증이 나타났고, 검사 결과 양측 중간포도막염과 망막혈관 누출이 확인된 증례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낭포황반부종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스테로이드 치료 후 포도막염과 시력이 호전되었습니다. 즉, 탁솔 치료 후 비문증이 시각 이상 및 안구 염증과 함께 나타난 사례도 보고되어 있음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3. 내 비문증도 탁솔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여기서 제 경험으로 다시 돌아와 보겠습니다.
저는 탁솔 치료를 받았고, 치료가 끝날 무렵부터 비문증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비문증이 있습니다. 연구를 찾아보니 파클리탁셀 치료 환자에서 실제로 비문증이 보고되어 있고, 황반부종이나 포도막염 같은 안과적 이상반응도 연구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제 비문증도 탁솔 때문이었을까요?
현재 제가 가진 정보만으로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은 연구를 찾아본 뒤 오히려 더 명확해졌습니다. 비문증은 항암제와 관계없이 노화나 유리체의 변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탁솔 치료 후 비문증이 생겼다 → 탁솔이 원인이다”라고 단순하게 연결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탁솔 치료 후 비문증이 생겼다면 항암치료와 관련된 안과 이상반응 가능성이나 시각적 변화의 맥락 속에서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현재 연구에 가장 부합합니다.
4. 항암 치료 후 비문증이 나타났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항암치료 경험이 있는 사람이 새롭게 비문증을 느꼈다면 안과 진료를 통해 현재 눈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증상이 동반될 경우에는 항암제 부작용 여부를 생각하기 전에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 염증성 질환 등 안과적 응급 상황을 감별하기 위해 빠른 안과 검진이 필수적입니다.
- 갑자기 눈앞에 떠다니는 물체(날파리)의 개수가 크게 늘어날 때
- 번갯불처럼 번쩍이는 증상(광시증)이 함께 나타날 때
- 시야의 일부가 가려지거나 커튼이 친 것처럼 느껴질 때
마치며
항암치료를 받을 때는 정말 많은 일이 한꺼번에 일어납니다. 구내염이나 탈모, 피로, 말초신경병증 같은 익숙한 부작용을 겪다 보면, 눈앞에 무언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정도의 증상은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암을 경험한 뒤 몸에서 나타나는 작은 변화에도 관심이 많아진 저는, 이번에 직접 자료를 찾아보면서 내가 겪은 증상에 정말 연구 근거가 있는지 차분히 확인해보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파클리탁셀은 여러 안과 이상반응과 관련된 보고가 있고, 실제 연구에서 비문증도 보고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제 비문증의 원인이 탁솔이었다고 섣부르게 결론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 문제를 ‘탁솔 때문에 생겼다’고 단정하기보다, 파클리탁셀 치료 중이나 치료 후 시각 증상이 나타났을 때 한 번쯤 관련 가능성을 살펴보고 안과적인 원인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증상으로 기억해두려 합니다. 혹시 저처럼 항암치료 이후 비문증을 경험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나만 이런가?’ 하고 지나치기보다 한 번쯤 안과에서 눈 건강을 확인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항암치료라는 긴 터널을 견뎌낸 우리 몸은 그만큼 세심하게 살펴볼 가치가 있으니까요.
[주의 및 면책 조항]
본 글은 파클리탁셀(탁솔)의 안과 이상반응과 관련된 논문 및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된 개인적인 정보 공유 기록입니다. 본 연구에서 파클리탁셀과 비문증을 비롯한 안과 이상반응의 연관성이 일부 보고되어 있지만, 개인에게 나타난 비문증의 원인을 항암제 단독 요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비문증은 노화 등 다양한 안과적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비문증의 급증, 광시증 등이 나타날 때는 즉시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 및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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