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2/26

호중구 감소증과 뉴라스타(G-CSF) 주사 경험|2차 항암 후 역격리 입원의 기억

안녕하세요, 만년 구대리입니다.

인생의 1막이었던 37년의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호르몬 양성 유방암 관리 10년 차를 지나며 참 많은 고비와 배움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제 치유 여정에서 가장 아찔하고 두려웠던 순간, 2차 항암 치료와 호중구 감소증, 그리고 역격리 입원의 기억을 꺼내어 보려 합니다.

벌써 10여 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병실의 공기와 긴장감이 그대로 되살아나는 듯합니다.


커피잔과 꽃, 기록 노트가 함께 놓여 있는 평온한 이미지

2차 항암 치료 후 갑작스럽게 찾아온 고열

항암 치료 2회 차를 마친 뒤 며칠이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피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몸에서 열이 오르기 시작했고, 체온은 점점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이건 그냥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급하게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병원에 도착해 혈액검사를 진행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마음은 점점 불안해졌습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를 들었을 때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백혈구 중 감염 방어의 핵심 역할을 하는 호중구 수치가 거의 바닥 수준까지 떨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의료진은 즉시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저는 곧바로 격리 병실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역격리 병실에서의 시간

역격리 병실은 일반 병실과 분위기부터 달랐습니다.

문은 항상 닫혀 있었고, 의료진은 출입할 때마다 보호 장비를 착용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지금 내 몸 상태가 단순한 감기가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고열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손목과 발목 등 여러 부위에서 혈액을 채취했고,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배양검사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의 시간은 유난히 길게 느껴졌습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열은 서서히 내려갔고, 특별한 감염원은 발견되지 않은 채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의 안도감은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식사 하나까지 달랐던 역격리 환경

역격리 병실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식사가 들어오던 방식이었습니다.

식사는 일반 병실처럼 트레이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새파란 부직포 같은 재질로 전체가 한 번 감싸진 상태로 들어왔습니다.

그 안에는 밥그릇과 국그릇, 반찬 그릇이 각각 담겨 있었는데, 신기했던 것은 모든 그릇이 손으로 만지면 뜨거울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보온 때문인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설명을 듣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식사 전달이 아니라,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리의 일환이었습니다.

외부 환경과의 접촉 가능성을 줄이고, 음식 자체도 일정 수준의 소독과 안전 기준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이었던 것입니다.

그 설명을 듣고 나서야 왜 이 병실이 ‘역격리’라고 불리는지 조금 더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경험한 G-CSF 주사

격리 병실에서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치료가 있습니다.

복부에 맞았던 주사였습니다.

당시에는 정확한 이름을 알지 못했지만, 이후 알게 된 이름은 G-CSF(호중구 생성 촉진제)였습니다.

뉴라스타, 뉴포젠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약입니다.

이 주사는 항암 치료로 인해 감소한 호중구의 회복을 돕고,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한 표준 치료입니다.

저는 이 주사를 통해 몸이 서서히 회복되는 과정을 경험했고, 이후 항암 치료 과정에서도 예방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항상 편안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회복 과정에서 허리, 골반, 다리 쪽에 뻐근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했고, 그 느낌은 꽤 오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치료 이후 달라진 생각

치료를 마친 뒤 저는 몸과 건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의료진의 치료 덕분에 위기를 넘겼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이 남았습니다.

“치료는 생명을 지키는 과정이고, 회복은 그 이후의 삶에서 이어지는 것이구나.”

그때부터 식사, 수면, 스트레스, 생활 패턴 같은 기본적인 요소들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방법이 아니라, 일상의 반복이 몸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10년이 지나 깨달은 것

지금 돌아보면 면역은 하나의 치료나 약으로 완성되는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 충분한 휴식
  • 균형 잡힌 식사
  • 과로를 줄이는 생활
  • 스트레스 관리
  • 몸의 작은 신호를 알아차리는 습관

이런 요소들이 오랜 시간 쌓이면서 몸의 회복력으로 이어진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마치며

호중구 감소증과 고열은 매우 위험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서 시행하는 표준 치료와 G-CSF 주사는 반드시 필요한 치료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치료 이후의 삶에서 내 몸이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어가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치료의 길 위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마음 깊이 응원의 뜻을 전합니다.

※ 본 글은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기록이며 의료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건강 관련 판단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공부하는 환우분들을 위한 당부의 말씀

항암 치료 중 발생하는 호중구 감소증과 고열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 상황이므로, 병원에서 처방하는 G-CSF 주사(뉴라스타·뉴포젠 등)는 위기를 넘기기 위한 중요한 표준 치료입니다.

제가 나눈 성찰은 치료 이후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면역 관리에 대한 개인적 경험입니다.

환우분 개개인의 현재 백혈구 수치와 항암 스케줄에 따른 약물 투여 여부는 반드시 담당 주치의 선생님의 의학적 판단과 지시에 따라 결정되어야 함을 꼭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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