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만년 구대리입니다.
37년의 직장 생활을 마치고 유방암 관리 10년 차를 지나며, 저는 환경호르몬 문제만큼이나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왔습니다.
돌이켜보면 건강에 대한 상식은 시대마다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한때는 당연하다고 믿었던 기준이 시간이 지나 다시 수정되기도 하고, 새로운 연구가 등장하며 관점이 바뀌기도 하지요.
오늘은 제가 오랜 시간 공부하고 몸의 반응을 살피며 다시 생각하게 된 ‘식단의 기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현미밥과 각종 야채가 있는 도시락과 물병 이미지 |
우리가 믿어온 식단 상식은 늘 정답이었을까?
오랫동안 우리는 “지방은 줄이고 탄수화물은 충분히 먹어야 한다”는 영양 지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왔습니다.
실제로 식품 피라미드나 영양 가이드라인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식습관을 형성해 왔습니다.
저 역시 그 기준 속에서 자라온 세대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준은 지금도 그대로 맞는 걸까?’
지방을 무조건 줄이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인지, 정제 탄수화물과 설탕의 영향은 충분히 반영된 것인지,단백질은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건강 분야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 하나를 정답으로 믿기보다 계속 공부하고, 내 몸의 반응을 관찰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유방암 이후, 식단을 다시 바라보게 된 시간
유방암을 경험한 이후 저는 식단을 다시 처음부터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거의 ‘재구성’에 가까웠습니다.
초기에는 약 3년 동안 녹즙 중심의 생활을 했고, 이후에는 약 6년 가까이 채식 중심 식단을 유지했습니다.
완전 채식은 아니었지만, 식물성 식품의 비중을 높이며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아주 천천히 관찰했습니다.
어떤 날은 몸이 가벼웠고, 어떤 날은 오히려 쉽게 피로해지기도 했습니다.
그 차이를 기록하면서 느낀 것은 하나였습니다.
건강은 단순한 “좋다/나쁘다”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하는 변화의 과정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녹즙과 채식이 남긴 것
그 시간들이 헛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 저는 중요한 것을 배웠습니다.
“무엇이 내 몸에 맞는지”는 책이나 이론이 아니라
실제 경험 속에서 조금씩 드러난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식사가 나에게 안정감을 주는지,
어떤 식사가 오히려 부담이 되는지.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시간에 따라서도 계속 변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식사의 기준
지금의 저는 ‘진짜 음식(whole food)’이라는 개념에 조금 더 가까운 식단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가공을 줄이고,
재료 본연의 형태에 가까운 음식을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하나의 고정된 답이라기보다는
지금의 제 몸 상태에서 나온 “현재형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지방 선택하기
저는 일반적인 정제 식용유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가공된 지방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기버터, MCT 오일 등을 상황에 맞게 사용하면서
몸의 반응을 함께 살피고 있습니다.
다만 지방에 대한 연구와 의견은 여전히 다양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맞는 방식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양질의 단백질 챙기기
예전에는 단백질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계란, 생선, 그리고 가능한 범위 안에서 선택한 단백질을 통해
몸의 회복과 유지에 필요한 요소를 채우고 있습니다.
특히 회복기 이후에는 단백질이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직접 체감하기도 했습니다.
가공을 줄이고 단순하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사실 단순합니다.
“복잡하게 하지 않는다.”
가공식품을 줄이고,
재료를 단순하게 선택하고,
내가 무엇을 먹고 있는지 명확하게 아는 것.
환경호르몬 문제를 공부하면서 종이팩 생수, 비스페놀 이슈 등을 살펴보았던 것처럼
먹는 것 역시 가능한 한 의식적으로 선택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맺으며: 정답보다 중요한 것은 관찰입니다
유방암 치료 이후 10년의 시간을 지나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이것입니다.
건강에는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누군가에게 좋은 방식이 나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반대로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음식 앞에서 점점 더 단순해졌습니다.
유행보다 몸의 반응을 보고,
이론보다 실제 경험을 더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느냐' 이전에 '왜 선택했고,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가'였습니다.
오늘도 여러분이 자신의 몸과 조용히 대화하며
가장 편안하고 지속 가능한 식사의 기준을 찾아가시길 응원합니다.
공부하는 환우분들을 위한 당부의 말씀
제가 기록하는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치유 경험과 공부를 바탕으로 합니다.
식단과 영양에 대한 접근은 사람마다 건강 상태와 생활 환경, 치료 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조건 특정 식품이나 방식을 따르기보다, 본인의 몸을 세심히 관찰하고 필요할 경우 반드시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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