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만년 구대리입니다.
유방암 표준치료를 마친 지 어느덧 10년 차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마음도 조금은 편해질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되는 이 시점에 제 주변의 환우들 중에는 재발이나
전이를 경험하는 분들이 하나둘 생겨났습니다.
함께 치료를 견디고, 서로를 응원하며 지내온 분들이 다시 힘든 치료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마음이 너무 아프고 안타깝습니다. "왜 또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할까." 하는 속상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언젠가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 두려운 마음도 생깁니다. 그래서일까요. 새로운 치료 연구나 희망적인 소식이 들리면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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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몬 양성 유방암 새로운 호르몬 치료 SERD와 최신 치료 연구를 소개하는 썸네일 이미지 |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왜 오랫동안 관리가 필요할까?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다른 종류의 유방암과는 조금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처음 몇 년만 잘 넘기면 끝나는 암이 아니라, 10년, 15년, 때로는 그 이후에도 재발 위험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난 뒤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 치료가 끝난 후에도 꾸준한 추적관찰과 관리가 중요합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요즘 새로운 치료 연구가 발표될 때마다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됩니다.
최근 ASCO 2026에서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 치료와 관련된 반가운
연구들이 여럿 발표되었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오랫동안 복용해 온 호르몬 치료제와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치료제가 무엇이 다른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먹어온 호르몬 치료제
타목시펜, 여성호르몬의 작용을 막는 치료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아 자라는 암입니다.
대표적인 치료제인 타목시펜은 에스트로겐이 암세포에 작용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아로마타제 억제제, 여성호르몬 생성을 줄이는 치료
또 다른 치료 방법은 몸에서 에스트로겐이 만들어지는 양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약이 레트로졸, 아나스트로졸, 엑세메스탄 같은 아로마타제 억제제입니다.
저 역시 이러한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재발을 막기 위해 긴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많은 환우분들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약들일 것입니다.
새로운 호르몬 치료, SERD는 무엇이 다를까?
SERD란 무엇일까?
최근 유방암 연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SERD입니다.
SERD는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Selective Estrogen Receptor Degrader)'라는 새로운 호르몬
치료 방식입니다.
이름은 어렵지만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기존 치료가 여성호르몬을 줄이거나 호르몬이 암세포에 붙지 못하도록 막았다면, SERD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자체를 분해합니다.
즉, 여성호르몬이 작용하는 통로 자체를 없애는 새로운 개념의 호르몬
치료입니다.
쉽게 이해하는 SERD
비유하면 기존 치료는 문을 잠그거나 열쇠를 줄이는 방식이라면, SERD는 문 자체를 없애 버리는 치료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먹는 SERD 시대가 오고 있다
현재 사용 중인 SERD
현재 사용되고 있는 SERD는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라는 주사제입니다.
효과는 좋지만 매달 병원을 방문해 근육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먹는 SERD
그래서 최근에는 먹는 SERD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 기레데스트란트(Giredestrant)
- 카미제스트란트(Camizestrant)
- 임루네스트란트(Imlunestrant)
- 엘라세스트란트(Elacestrant)
등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특정 적응증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는 임상시험을
거쳐 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조기 유방암에서는 희망적인 결과
최근 발표된 lidERA BC 3상 연구(조기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에서 새로운 호르몬 치료제인 기레데스트란트와 기존 호르몬 치료를 비교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는 조기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레데스트란트가 기존 표준 호르몬 치료보다 침습성 재발 위험을 낮추는 결과를 보여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경구용 SERD가 조기 유방암에서도 효과를 보인 첫 대규모 3상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전이성 유방암에서는 앞으로의 연구가 더 필요하다
반면 전이성 유방암을 대상으로 한 persevERA BC 연구에서는
기존 치료보다 무진행 생존기간이 다소 연장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연구에서 미리 정한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모든 환자에서 기존 치료를 완전히 대체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연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전체 생존기간(OS)에 대한 결과는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으며, 실제 치료 적용 여부는 국가별 허가와 보험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호르몬 양성 환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희망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시간이 약이 되어주는 암이 아닙니다. 오히려 시간이 길어질수록 마음속 불안도 함께 길어지는 암입니다.
저 역시 10년 차가 되었지만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날이면 아직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주변 환우들의 재발과 전이 소식을 들을 때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더
좋은 치료제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새로운 치료 연구가 발표될 때마다
지금 치료를 받고 있는 환우들과 앞으로 치료를 받게 될 많은 분들에게 더 좋은 선택지가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관심을 갖게 됩니다.
오늘 당장 내가 사용할 약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학은 멈추지 않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10년 전보다 더 좋은 치료제가 생겼고, 5년 뒤에는 지금보다 더 좋은 치료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환우들에게는 큰 희망이 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도, 지나친 두려움도 아닐 것입니다.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꾸준히 받고, 현재 할 수 있는 치료를 성실히 이어가며, 새로운 연구에도 관심을 갖는 것.
앞으로도 재발을 완전히 두려워하지도, 그렇다고 방심하지도 않으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려 합니다. 그리고 의학이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언젠가 더 좋은 치료가 우리 곁에 올 것이라는 희망도 함께 품어보려 합니다.
공부하는 환우를 위한 당부의 말씀
이 글은 2026년 ASCO(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발표된 유방암 연구와 공개된 학술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소개한 약물은 적응증과 허가 단계가 각각 다르며, 모든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적용되는 치료는 아닙니다.
치료 방법은 병기, 폐경 여부, 유전자 변이, 이전 치료 이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치유 기록]
[참고 및 출처]
- Roche. FDA accepts New Drug Application for
giredestrant in ER-positive early-stage breast cancer. (2026)
https://www.roche.com/media/releases/med-cor-2026-06-02 Roche. ASCO 2026 Breast Cancer Data Presentations. (2026)
https://www.roche.com/investors/updates/inv-update-2026-05-19Advani PP, Leon-Ferre RA. ASCO 2026: Highlights in Breast Cancer Research. Oncology AMJ. 2026;3(1):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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