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8/26

여름날의 힐링, 동네 황토길 맨발 걷기… 어싱(Earthing)의 진짜 과학적 효과와 주의점

안녕하세요. 만년 구대리입니다.

요즘 동네 공원이나 산책로를 걷다 보면 유독 눈에 많이 띄는 풍경이 있습니다. 

바로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어 던지고 맨발로 흙길을 걷는 분들의 모습입니다. 

처음에는 '발바닥이 아프지 않으실까?', '돌멩이라도 밟으면 어쩌려고 그러시나' 싶었는데, 이제는 험한 등산로까지 맨발로 오르는 분들이 계실 정도로 요즘 '맨발 걷기' 열풍이 정말 대단합니다.

사실 감사하게도 저희 동네에도 황토길이 아주 잘 갖춰져 있어서, 저 역시 운동 삼아 산책 삼아서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날씨가 매우 더운 날, 슬쩍 수분을 머금어 차가우면서도 촉촉한 황토흙을 발바닥으로 직접 디딜 때면 머리끝까지 시원함이 쫙 올라옵니다. 

발가락 사이사이로 차갑고 부드러운 흙이 말랑하게 감겨 들어올 때면, 온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 

신발이라는 두꺼운 벽에 갇혀 있던 발가락들이 비로소 숨을 쉬는 듯한 해방감마저 듭니다.

이 촉감이 참 좋아서 종종 바닷가에 여행을 가게 되면 저는 항상 모래밭을 맨발로 걷곤 합니다.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는 촉촉하고 단단한 모래 위를 맨발로 포근히 디디며 걷는 시간은 저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힐링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어싱(Earthing)'을 제대로 하는 것이지요.

매일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컴퓨터와 TV 등 수많은 가전제품에 노출된 채 살아갑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몸에 피로가 쌓이는 기분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자연 속으로 들어갔을 때만큼은 내 몸을 땅과 직접 연결하는 이런 기분 좋은 기회를 절대 놓치면 안 되지 않겠어?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하지만 암을 진단받고 치료를 거치면서 제게는 한 가지 버릇이 생겼습니다. 

무언가 건강에 좋다고 하면 무작정 맹신하기보다, 한 번 더 의심해 보고 깐깐하게 찾아보는 습관입니다. 

주변에서 어싱이 대단한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말하니까 걷고는 있는데, 문득 '어싱에 정말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근거가 있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실 환우분들을 위해, 어싱의 진짜 팩트는 무엇이고 우리가 안전하게 즐기려면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야무지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어싱(Earthing)의 과학적·의학적 냉정한 팩트 체크

인터넷이나 암 환우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지구의 음이온 전류가 몸속의 유해한 활성산소(양전하)를 모두 배출해 주어 염증을 없애고 암 세포를 소멸시킨다"는 식의 극단적인 글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투병 중에는 이런 드라마틱한 이야기에 마음이 확 끌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의학계와 과학계의 공식 입장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조금 더 냉정합니다.

① 몸속 정전기 배출은 물리학적 팩트 (O)

우리 몸은 미세한 전기가 흐르는 도체입니다. 

실제로 가전제품을 만지거나 겨울철 옷을 입을 때 정전기가 발생하는 것처럼 우리 몸에는 전하가 쌓입니다. 

이때 맨발로 땅을 밟으면 몸속에 쌓여 있던 과도한 정전기가 땅으로 흘러 내려가는 '접지(Earth)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명확한 물리적 사실입니다.

② 전자파 완벽 차단 및 암 치료 효과는 근거 부족 (X)

일부 소규모 논문에서 어싱이 세포의 염증을 줄이고 혈액 점도를 낮춰준다는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은 실험 대상자가 수십 명 수준으로 너무 적거나, 통제된 대조군이 명확하지 않아 세계적인 의학 학회에서 '공식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즉, 맨발로 걷는 것만으로 일상 속 전자파가 100% 차단된다거나 질병이 완전히 치유된다고 믿는 것은 의학적 비약이자 과장입니다.

의학적 기적이 아니라도 '맨발 걷기'가 주는 진짜 확실한 효과

그렇다면 "어싱을 하고 나서 통증이 줄었다, 잠이 잘 온다, 피로가 풀렸다"고 말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담은 전부 거짓말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의학계에서는 이를 신비한 지구의 기운이라기보다는 '맨발 걷기 행위 자체'가 주는 탁월한 신체적·심리적 효과로 설명합니다.

① 발바닥 지압을 통한 폭발적인 혈액순환

우리가 두꺼운 쿠션이 있는 운동화를 신을 때는 발바닥의 특정 근육만 사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맨발로 자갈과 흙을 밟으면 발바닥에 분포된 수많은 미세 근육과 말초 신경이 엄청난 자극을 받습니다. 

천연 지압판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이 자극 덕분에 전신의 혈액순환이 왕성해지고, 손발이 따뜻해지며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효과를 보게 됩니다.

② 자율신경계 안정과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촉촉한 황토를 밟거나 파도치는 모래밭을 걸을 때 우리는 시각, 청각, 촉각 등 오감을 통해 자연을 온전히 받아들입니다. 

이때 우리 몸의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긴장했던 몸이 이완되니 밤에 잠이 잘 오고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숙면은 면역력 회복의 가장 기본이자 강력한 무기입니다.

환우들이 황토길로 나서기 전,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사항

맨발 걷기가 정서적 안정과 혈액순환에 훌륭한 운동인 것은 분명하지만, 몸이 예민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환우분들은 단순히 기분 좋다고 무작정 걸어서는 안 됩니다. 

안전한 힐링을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세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첫째, 발바닥에 작은 상처라도 있다면 절대 금물입니다. 
자연 속의 흙과 황토는 살아있는 생태계이기에 수많은 미생물과 균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발바닥에 미세한 상처나 갈라짐이 있는 상태로 흙을 밟으면 파상풍균이나 봉와직염을 일으키는 균이 몸속으로 침투할 수 있습니다. 
걷기 전후로 발 상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당뇨가 있거나 항암 치료 중인 환우는 주치의 확인이 필수입니다. 
당뇨 환우분들은 발의 감각이 둔해져 흙 속에 숨은 작은 돌멩이나 유리 조각에 찔려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상처가 나면 잘 낫지 않아 위험합니다. 
또한 세포독성 항암 치료로 인해 백혈구 수치가 떨어져 있는 면역 저하 시기에는 흙 속의 진균(곰팡이) 감염이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담당 주치의 선생님께 "지금 맨발로 황토길을 걸어도 괜찮은지" 먼저 확인을 받으셔야 합니다.
셋째, 무리하지 말고 가볍게 시작하세요. 
신발을 신지 않고 걸으면 척추와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처음부터 장시간 걷기보다는 하루 15~20분 정도 평지를 가볍게 산책하듯 시작하여 서서히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관절 건강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마치며: 자연이 주는 위로를 현명하게 누리는 방법

어싱(접지)이라는 단어가 주는 신비함에 매료되어 이를 종교처럼 맹신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유독 더운 이번 여름날, 시원하고 부드러운 황토길을 걸으며 복잡한 생각을 비워내고 자연이 주는 위로를 온몸으로 느끼는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한 치유의 과정입니다.

문명 속에서 찌들었던 스트레스를 푸른 자연 속에서 걸으며 날려버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맨발 걷기는 우리에게 충분히 가치 있는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치유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므로, 내 몸의 상태를 늘 현명하게 살피며 안전하게 이 건강한 즐거움을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동네 산책로의 황토길을 찾아, 딱 20분만 온전히 자연을 느끼며 걸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공부하는 환우를 위한 당부의 말씀

이 글은 제가 직접 경험하고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개인적인 기록입니다.

암 치료와 건강 관리는 암의 종류, 병기, 유전자 특성, 기저질환, 복용 약물 등에 따라 매우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문의 내용은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시고, 실제 치료나 검사 결과 해석, 약물 복용과 관련된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환우마다 상황은 모두 다르며, 저에게 도움이 되었던 방법이 다른 분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부디 다양한 정보를 현명하게 참고하시고,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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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26

암 환자가 된 후 생긴 습관, 진료 전 꼭 메모장을 여는 이유

 안녕하세요. 만년 구대리입니다.

오늘은 암 치료 이후 제가 10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는 작은 습관 하나를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바로 병원 진료를 앞두고 검사 결과를 미리 확인하고, 궁금한 점을 정리해 가는 습관입니다.

처음에는 불안해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 습관은 단순한 불안 해소를 넘어 제 건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환우분들마다 방법은 다르겠지만, 저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메모장과 볼펜, 핸드폰, 화병이 놓인 테이블 이미지

암 환자가 된 후 생긴 습관

유방암 수술과 치료를 마친 뒤 처음 5년 동안은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았습니다.

제 경우에는 주로 다음과 같은 검사들을 진행했습니다.

  • 혈액검사
  • 유방 초음파
  • 유방촬영술(X-ray)
  • 복부 초음파
  • 복부 CT
  • 본스캔(Bone Scan)

특히 저를 진료해 주시던 교수님께서는 CT를 촬영할 때마다 골반 아래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도록 지시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저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검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이 더 무거워졌습니다.

검사 자체보다 결과를 듣는 날이 더 긴장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모든 환우들이 비슷한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

검사를 마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보통 며칠에서 일주일 정도가 걸립니다.

그 기간 동안은 괜히 몸의 작은 변화에도 예민해집니다.

조금만 피곤해도,

조금만 아파도,

괜히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혹시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설마 재발은 아니겠지?"

암 환자라면 한 번쯤 해봤을 생각들입니다.

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특히 CT나 초음파 검사가 예정되어 있을 때는 검사보다 결과를 듣는 날이 더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진료 당일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병원에 도착하곤 했습니다.

검사 결과를 먼저 보기 시작한 이유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괜찮을까?"

"지난 검사와 달라진 건 없을까?"

그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진료 전에 검사 결과지를 발급받아 미리 훑어보곤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유가 달라졌습니다.

교수님께 질문할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결과지를 받아보면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영문 약어도 많고 생소한 의학 용어도 많았습니다.

Lympho가 뭔지,

Monocyte가 뭔지,

ANC는 왜 중요한지,

처음에는 하나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궁금한 것들을 하나씩 찾아보고 공부하다 보니 조금씩 이해되는 부분들이 생겼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과정 자체가 공부하는 환우가 되어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휴대폰 메모장에 질문을 적어두던 습관

검사 결과를 미리 보면 궁금한 점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는 휴대폰 메모장에 질문을 적어두곤 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입니다.

  • 이 수치는 왜 올랐을까요?
  • 지난 검사와 비교하면 의미 있는 변화인가요?
  • 계속 지켜봐야 하는 수치인가요?
  • 생활 습관의 영향이 있을 수 있나요?
  • 추가 검사가 필요한가요?

진료실에 들어가면 막상 긴장해서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메모는 꽤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수님 설명도 훨씬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짧은 진료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종양표지자 숫자에 흔들리던 시절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 역시 종양표지자 수치에 일희일비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수치가 조금만 올라가도 불안했습니다.

집에 와서 검색창에 숫자를 입력해 보기도 했습니다.

"종양표지자 상승"

"재발 가능성"

"암 전이"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당시에는 정말 심각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의료진이 늘 이야기하는 것처럼 숫자 하나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흐름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종양표지자 역시 참고 자료 중 하나일 뿐이고, 영상 검사와 임상 소견을 함께 봐야 의미가 있다는 것을 조금씩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차분하게 결과를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지금도 결과지를 받으면 가장 먼저 종양표지자를 찾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요.

10년 동안 모아온 검사 결과지

저는 지금도 검사 결과지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간에 분실한 것도 몇 장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기록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서랍을 정리하다 보니 10년 가까운 검사 결과지가 한 뭉치가 되어 있었습니다.

문득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그 종이들은 단순한 검사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제 치료의 기록이었고,

회복의 기록이었고,

불안과 안도의 시간이 함께 담긴 역사책 같은 존재였습니다.

새로운 검사 결과가 나오면 예전 결과와 비교해 봅니다.

수치가 어떻게 변했는지,

특별히 눈여겨봐야 할 항목은 없는지,

몇 년 동안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시절의 생활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때 새로운 영양제를 시작했는지,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수면 상태는 어땠는지,

운동량은 어땠는지 말입니다.

물론 특정 수치 변화가 반드시 생활 습관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 몸을 이해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환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준비

암 치료 이후 제가 배운 것 중 하나는 의료진을 믿는 것과 내 몸에 관심을 갖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의료진의 전문성을 신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동시에 내가 어떤 검사를 받고 있는지,

어떤 수치가 중요한지,

무엇이 궁금한지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의학적 판단은 의료진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질문을 준비하는 것은 환자가 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그리고 그 작은 준비가 진료 시간을 훨씬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마치며

10년 동안 병원을 다니며 깨달은 것은 특별한 비법이 아니었습니다.

검사를 받고,

결과를 확인하고,

궁금한 점을 메모하고,

교수님께 질문하는 것.

어쩌면 너무나 평범한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작은 습관 덕분에 제 몸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고, 치료 이후의 삶도 조금 더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다음 진료를 앞두고 계신 환우분이 있다면 휴대폰 메모장에 궁금한 점 몇 가지를 적어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공부하는 환우를 위한 당부의 말씀

제가 기록하는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치유 경험과 공부를 바탕으로 합니다.

사람마다 체질과 형편이 다르기에 무조건 특정 검사 수치에 집착하거나 특정 관리법을 따르는 것이 정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능한 범위 안에서 내 몸에 관심을 갖고 건강한 선택을 하려는 노력입니다.

검사 결과 해석과 치료 방향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시고, 본인에게 맞는 관리 방법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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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26

암 표준치료 후 채식과 녹즙을 하던 내게 충격을 준 『플랜트 패러독스』

 안녕하세요. 만년 구대리입니다.

오늘은 제가 암 치료 초기 시절에 읽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던 책 한 권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바로 『플랜트 패러독스(The Plant Paradox)』입니다.

이 책은 건강과 식단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만큼 유명한 책이지만, 동시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책이기도 합니다.

특히 당시 채식과 녹즙요법을 실천하고 있던 제게는 꽤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건강을 위해 먹고 있다고 믿었던 음식들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채식과 녹즙을 하던 제게 찾아온 충격

토마토, 참외, 파프리카, 오이, 가지, 녹즙이 높인 테이블 이미지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한 초기에는 건강에 좋다는 것은 무엇이든 찾아보던 시기였습니다.

인터넷도 찾아보고, 환우들의 경험담도 읽고, 건강 관련 서적도 꾸준히 읽었습니다.

당시 저는 채식을 중심으로 식사를 했고 녹즙도 자주 마셨습니다.

채소와 과일은 몸에 좋고, 많이 먹을수록 건강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시기에 『플랜트 패러독스』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건강식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식물 속에 들어 있는 '렉틴(Lectin)'이라는 성분이 오히려 건강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채소를 열심히 먹고 있던 제게는 상당히 낯선 이야기였습니다.

저자 소개

『플랜트 패러독스』의 저자는 스티븐 R. 건드리(Steven R. Gundry) 박사입니다.

원래는 심장외과 전문의로 활동했던 의사이며, 이후 영양과 장 건강 분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식이요법 연구와 진료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 책은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반면 의학계와 영양학계에서는 저자의 주장 중 일부에 대해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되었습니다.

즉, 이 책은 무조건 진리로 받아들일 책도 아니고 무조건 틀렸다고 단정할 책도 아닌, 스스로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플랜트 패러독스의 핵심 주장

책의 핵심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식물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어 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렉틴이라는 것입니다.

렉틴은 특정 단백질의 일종으로 식물이 곤충이나 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방어 물질이라고 설명합니다.

건드리 박사는 일부 렉틴이 장 점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염증 반응이나 면역계 이상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식품들을 주의 대상으로 언급합니다.

  • 토마토
  • 가지
  • 감자
  • 고추
  • 콩류 일부
  • 곡물 일부

특히 토마토와 가지, 감자 같은 가지과 채소는 건강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많은 독자들이 이 부분에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게 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장 건강에 대한 저자의 시각

건드리 박사는 장 건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책에서는 렉틴이 장벽을 자극하여 장누수증후군(Leaky Gut)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염증 반응을 증가시키고 다양한 만성질환과 연관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내용도 강조합니다.

  • 가공식품 줄이기
  • 설탕 섭취 줄이기
  • 정제 탄수화물 줄이기
  • 건강한 지방 섭취
  • 장 건강 관리

흥미로운 점은 렉틴에 대한 주장과 별개로 이러한 내용들은 현재 건강 분야에서도 비교적 널리 공감받는 부분이 많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고 난 뒤 실제로 제가 했던 일

당시 저는 책의 영향을 꽤 많이 받았습니다.

책을 읽고 난 뒤 한동안 렉틴에 상당히 민감해졌습니다.

오이를 먹어도 씨앗 부분을 제거했고,

토마토를 먹어도 씨앗을 빼고 먹었으며,

참외 역시 씨앗 부분을 걷어내고 먹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진지했습니다.

혹시라도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최대한 피하고 싶었습니다.

암 환자가 되면 누구나 한 번쯤 그런 시기를 겪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더 공부하게 되고, 작은 정보 하나에도 민감해지게 됩니다.

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현실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매번 씨앗을 제거하는 일은 생각보다 번거로웠습니다.

집에서는 가능했지만 외식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모든 음식을 일일이 구분해 먹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이 정도까지 해야 할까?"

결국 저는 조금씩 원래 식습관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참외 씨앗은 제거합니다

흥미롭게도 지금도 참외를 먹을 때는 씨앗 부분을 제거하는 편입니다.

다만 이유는 예전과 조금 다릅니다.

예전에는 렉틴 때문이었다면 지금은 씨앗 주변 과육이 유난히 달기 때문입니다.

혈당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이후에는 과도한 당 섭취를 줄이기 위한 개인적인 습관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건강 관리를 하면서 우리의 생각도 계속 변하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렉틴이 걱정이었다면 지금은 혈당 관리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까요.

의학적으로는 어떻게 봐야 할까?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현재 의학계와 영양학계에서는 렉틴을 모든 사람에게 해로운 물질로 보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렉틴은 많은 식물성 식품에 자연적으로 존재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렉틴은 삶거나 끓이거나 가열하는 과정에서 상당 부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현재까지 발표된 많은 연구에서는 채소와 과일 섭취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채소와 과일 섭취는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대사 건강 개선, 일부 암 위험 감소와 관련된 연구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주류 의학적 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렉틴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 일부 사람들에게는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 그러나 모든 사람이 렉틴을 피해야 한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 채소와 과일은 여전히 건강한 식단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즉,

"렉틴은 무조건 독이다."

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영역인 것입니다.

지금의 제 생각

암 환자가 되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음식 하나도 가볍게 보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관심이 생기고,

나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걱정도 됩니다.

저 역시 그런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달은 것은 극단보다 균형이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특정 식품을 완전히 배제하기보다는 다양한 음식을 과하지 않게 먹으려고 노력합니다.

채소도 먹고,

과일도 먹고,

단백질도 챙기고,

가공식품은 줄이려고 노력합니다.

아마 앞으로도 완벽하게 자유로워지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한 번 암을 경험한 사람에게 건강 관리는 평생의 숙제와도 같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기보다는 공부하고 이해하며 균형을 찾아가는 삶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플랜트 패러독스』는 제게 렉틴을 맹신하게 만든 책이라기보다, 음식과 건강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 책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새로운 건강 정보를 접할 때마다 한쪽 주장만 믿기보다 다양한 관점을 함께 살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환우를 위한 당부의 말씀

제가 이곳에 기록하는 모든 내용은 저의 개인적인 치유 경험과 공부한 지식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사람마다 체질이 모두 다르고 현재의 상태 또한 제각각입니다.

따라서 제가 실천하는 방법이 모든 분에게 정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요법이나 식단을 적용하시든 무조건적으로 따라 하기보다는 본인의 몸 상태를 세심히 살피고 충분히 공부하신 뒤에 본인에게 맞는 방식으로 적용하시길 권합니다.

내 몸의 주인은 나 자신이며, 지혜로운 공부와 실천이 쌓일 때 비로소 진정한 치유가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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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패러독스 #스티븐건드리 #렉틴 #채식 #녹즙요법 #유방암 #암환자식단 #건강도서리뷰 #장건강 #건강관리 #치유기록 #만년구대리 #유방암투병기 #식단관리 #건강공부

6/05/26

암 환자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된, 환우들에게 도움이 되었던 어플과 사이트들

안녕하세요. 만년 구대리입니다.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면 생각보다 궁금한 것이 정말 많아집니다.

검사 결과지는 어떻게 봐야 하는지,

새로 처방받은 약은 어떤 약인지,

부작용은 무엇인지,

새로운 치료제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사실인지,

건강보험 적용은 되는지,

임상시험은 어디서 찾아봐야 하는지.

저 역시 투병 초창기에는 인터넷 검색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검색을 하다 보면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질 때가 많았습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믿고 찾아보는 곳들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제가 환우분들께 꼭 소개해 드리고 싶은 정보 창구들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 창구들 안내 이미지

온톨(모바일 어플)

이 어플은 암 환우 뿐만아니라 일반인들도 병원 결과지 내용이 궁금하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만한 어플입니다.

그러다보니 최근 환우들 사이에서 알려지고 있는 AI 기반 건강정보 서비스입니다.

검사 결과지나 건강검진 결과를 업로드하면 어려운 의학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특히 병리 결과지나 혈액검사 결과처럼 영어와 약어가 많은 문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AI 서비스는 참고용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화해(모바일 어플)

이 어플은 저의 최애 어플입니다.

화장품을 구입할 때도 샴푸나 바디용품을 구입할 때도 자주 애용하는 어플입니다.

유방암 환자가 되고 나서 저는 화장품 성분표를 예전보다 훨씬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광고나 브랜드만 보고 제품을 선택했다면, 지금은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활용하고 있는 앱이 바로 화해입니다.

사실 일반인이 화장품 성분표를 보면 읽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성분명 하나하나가 너무 길고 어렵습니다.

"이게 도대체 뭘까?"

싶은 이름들이 끝도 없이 적혀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성분표를 봐도 무슨 말인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화해는 이런 복잡한 성분들을 조금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입니다.

제품명을 검색하면 주요 성분과 사용자 리뷰를 확인할 수 있고, 어떤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화해 점수를 보고 제품을 선택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화해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분 확인입니다.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내가 피하고 싶은 성분은 없는지,

새롭게 사용하려는 제품의 성분 구성이 어떤지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항암치료나 호르몬치료 과정에서 피부가 예민해졌거나, 평소보다 화장품 성분에 관심이 많아진 환우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화해의 평점이나 리뷰도 참고할 수 있지만, 사람마다 피부 상태와 반응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참고 자료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암정보센터

환우라면 가장 먼저 알아두면 좋은 곳입니다.

암에 대한 기본 정보부터 치료, 재활, 생존자 관리까지 국가 차원에서 운영하는 공식 정보 사이트입니다.

인터넷에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많지만 이곳은 전문가들이 검토한 내용을 제공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심하고 참고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도움이 되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암종별 정보
  • 치료 방법 설명
  • 항암치료 부작용 관리
  • 재발 및 추적관찰 정보
  • 암 생존자 관리 정보
  • 국가 암검진 정보

처음 암 진단을 받았다면 가장 먼저 방문해 보시길 권합니다.

의약품안전나라

새로운 약을 처방받으면 늘 궁금합니다.

"이 약은 정확히 어떤 약이지?"

"부작용은 뭘까?"

"얼마나 오래 복용해야 할까?"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곳이 의약품안전나라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운영하는 공식 사이트로 의약품의 허가 정보와 주의사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부분을 확인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환우들이 치료 과정에서 자주 듣는 단어가 있습니다.

급여.

비급여.

산정특례.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도 몰랐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치료제와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가의 항암제나 신약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참고할 수 있는 곳입니다.

병원 평가 정보도 확인할 수 있어 도움이 됩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암 환우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임상시험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특히 표준치료 이후 새로운 선택지를 찾는 환우분들에게는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 정보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

어떤 질환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지,

환자를 모집하고 있는지,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한암협회

암 예방과 교육을 위해 오랫동안 활동해 온 기관입니다.

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부터 생활습관 관리까지 다양한 자료를 제공합니다.

처음 암 진단을 받고 어디서부터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ChatGPT

요즘 제가 가장 많이 활용하는 도구입니다.

검사 결과지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고,

의학 용어를 물어볼 수도 있고,

진료 전에 궁금한 질문 목록을 정리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AI는 담당 의사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설명을 도와주는 도구일 뿐이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정보는 꼭 가리고 활용하세요

검사 결과지를 AI 서비스에 올릴 때는 반드시 개인정보를 가리고 사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이름, 주민등록번호, 환자번호, 병원등록번호, 전화번호, 주소, 생년월일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가린 뒤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개인정보 보호는 꼭 챙기셨으면 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담당 의료진입니다

요즘은 정말 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사이트와 AI 서비스가 있어도 담당 의료진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이런 정보 창구들을 활용하는 이유도 의사 선생님을 대신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에 공부하고, 질문을 준비하고, 제 상태를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환자에게 가장 좋은 정보는 결국 담당 의료진의 설명과 검증된 자료가 함께할 때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공부하는 환우를 위한 당부의 말씀

이 글은 제가 직접 경험하고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개인적인 기록입니다.

암 치료와 건강 관리는 암의 종류, 병기, 유전자 특성, 기저질환, 복용 약물 등에 따라 매우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문의 내용은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시고, 실제 치료나 검사 결과 해석, 약물 복용과 관련된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환우마다 상황은 모두 다르며, 저에게 도움이 되었던 방법이 다른 분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부디 다양한 정보를 현명하게 참고하시고,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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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알바에서 검사 결과지 해석해 줄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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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 부종 검사, 멈춰버린 길을 화면으로 마주했던 날

고압산소치료(HBOT)를 경험기

유방암 환우들이 많이 찾는 I3C


#암환우 #유방암환우 #국가암정보센터 #의약품안전나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온톨 #ChatGPT #암정보 #만년구대리

6/04/26

당근 알바에서 검사 결과지 해석해 줄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보고

 안녕하세요. 만년 구대리입니다.

며칠 전 평소처럼 당근마켓을 둘러보다가, 유독 시선을 사로잡는 구인 글을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투석 결과지를 해석하고 쉽게 설명해 주실 분 구합니다. 사례하겠습니다.'

처음에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요즘은 인터넷 검색창에 단어만 쳐도 정보가 쏟아지고, 번역기도 잘 되어 있는 세상인데 왜 굳이 돈을 주고 사람을 구할까 싶었습니다. 

'혹시 사기 글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먼저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화면을 끄고 나서도 그 짧은 문장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글을 올린 분의 마음이 가슴 저리게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환자가 정말로 원했던 것은 단순한 '영어 단어 번역'이 아니었을 테니까요.

환자가 정말 알고 싶은 것은 '의학 용어'가 아니다

검사 결과지와 볼펜, 차 한 잔과 꽃 한 송이가 있는 테이블 이미지

저 역시 갑작스럽게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많은 검사 결과지를 받아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혈액검사 결과지부터 조직 검사, 병리 결과지까지 하얀 종이 위에는 온통 낯선 영어 약어와 복잡한 숫자 투성이였습니다.

집에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아 밤새도록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번역기도 돌려봤습니다. 

하지만 금세 깨달았습니다. 

환자가 정말 알고 싶은 것은 의학 용어의 사전적 정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검사 결과지를 쥐어 짜듯 들여다보는 환자의 머릿속을 맴도는 진짜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 이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났는데, 내 몸이 많이 위험한 건가요?

  • 지금 받고 있는 치료가 잘 되고 있는 건가요?

  • 이 단어가 써 있으면 설마 재발했다는 뜻은 아니겠죠?

환자가 궁금한 것은 결국 '내 삶과 직결된 나의 현재 상태'입니다. 

하지만 하얀 종이 위의 차가운 검사 결과지는 그 두렵고 간절한 질문에 쉽게 답해주지 않습니다. 

단어의 뜻을 알아도 내 상황에 대입하면 여전히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막막하기만 합니다.

병원 진료실이라는 높은 벽, 그리고 환자의 외로움

그 당근마켓 알바 글을 보며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가족에게조차 걱정을 끼치기 싫어 비밀로 하고 혼자 앓고 계신 건 아닐까', '마음 편히 물어볼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은 아닐까'.

사실 대학병원 진료실은 생각보다 환자를 엄청나게 긴장하게 만드는 공간입니다. 

몇 주 동안 준비했던 질문들도, 막상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 선생님 앞에 앉으면 머릿속이 하얗게 포맷되어 잊어버리기 일쑤입니다.

진료 시간은 짧고, 문밖에는 대기 환자들이 가득하니 괜히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이 민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모르는 걸 물었다가 핀잔이라도 들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입을 꾹 다물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당근마켓에 돈을 주면서까지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그 짧은 진료실의 문턱이 높고 답답했을 것입니다.

질문하는 것은 환자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저는 다행히도 참 좋은 의료진들을 만났습니다. 

엉뚱하고 사소한 것을 여쭤보아도 늘 성실하고 따뜻하게 설명해 주셨고, 덕분에 치료 과정에서 소통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깊이 감사하고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저와 같은 행운을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많은 분들이 진료실에서 제대로 묻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집에 와서 인터넷을 뒤지며 불안해합니다. 

그런 분들에게 투병 선배로서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질문하는 것은 환자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검사 결과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당당하게 물어보셔도 됩니다. 

내 몸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독한 약을 먹고 힘든 수술을 버텨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치료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모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의학은 원래 전문가들의 언어로 만들어졌으니까요.

마치며: 홀로 끙끙 앓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의학은 원래 전문가들의 언어로 만들어졌기에 우리가 모르는 것이 백번 당연합니다. 

혹시 지금도 검사 결과지를 쥐고 컴퓨터 앞에서 검색창만 새로고침하며 불안해하고 계신다면, 너무 혼자 끙끙 앓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질문하고, 확인하고, 내 몸을 이해하는 그 작은 용기들이 모여 결국 더 좋은 치료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세상의 모든 환우분들이 외롭게 혼자 앓지 않는 그날을 응원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암 환자가 되고 나서 직접 경험하고 알게 된, 환우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어플과 사이트들을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공부하는 환우를 위한 당부의 말씀

이 글은 제가 직접 경험하고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개인적인 기록입니다.

암 치료와 건강 관리는 암의 종류, 병기, 유전자 특성, 기저질환, 복용 약물 등에 따라 매우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문의 내용은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시고, 실제 치료나 검사 결과 해석, 약물 복용과 관련된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환우마다 상황은 모두 다르며, 저에게 도움이 되었던 방법이 다른 분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부디 다양한 정보를 현명하게 참고하시고,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치유 기록


#암환우 #유방암환우 #검사결과지 #병리결과지 #암투병 #환우생활 #당근마켓 #의학용어 #암생존자 #만년구대리

6/03/26

유방암 수술 후 배액관은 언제 빼나요? 직접 겪어본 9일 입원 기록

안녕하세요. 만년 구대리입니다.

오늘은 유방암 전절제 수술 후 예상보다 오래 입원했던 기억, 그리고 많은 환우분들이 궁금해하는 배액관 제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수술 전 설명을 들을 때만 해도 입원 기간은 길어야 3박 4일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달랐습니다.

결국 9일 만에 퇴원하게 되었거든요.

당시에는 왜 나만 이렇게 오래 입원하는지 답답하기도 했고, 하루라도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9일은 단순한 입원 기간이 아니라 환자가 되어 처음 겪는 또 하나의 배움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은 환우분들이 배액관 이야기를 많이 검색하시지만, 정작 저는 수술을 앞두고 있을 때 배액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때 제 머릿속에는 오직 수술 생각뿐이었습니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전절제 수술을 앞두고 있었으니까요.

수술은 잘 끝날까.

마취는 괜찮을까.

앞으로 치료는 어떻게 되는 걸까.

그런 생각들로도 벅찼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배액관은 수술이 끝난 뒤에야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몸에 연결되어 있었고, 그제야 "아, 이게 배액관이구나" 하고 실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포근한 가디건과 화병이 놓인 테이블 이미지

생각보다 줄지 않았던 배액량

저는 유방외과에서 암 조직 제거 수술을 받고, 이어서 성형외과에서 조직확장기를 삽입하는 재건 수술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수술 후 몸에는 배액관이 연결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붉은 혈액이 배액통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노란빛 액체가 섞여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환우들이 흔히 말하는 "노란 물"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공부해 보니 수술 후 배액관에 모이는 액체는 장액성 삼출액, 조직액, 림프액 등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솔직히 걱정도 됐습니다.

"이게 괜찮은 건가?"

"염증이 생긴 건 아닐까?"

하지만 의료진은 자연스러운 회복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문제는 배액량이 생각보다 잘 줄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퇴원할 수 있을까

입원해 있는 동안 제 하루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배액량이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배액통을 확인했습니다.

"어제보다 줄었을까?"

"오늘은 퇴원 이야기가 나오려나?"

배액통 눈금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배액량은 쉽게 줄지 않았습니다.

옆 병상 환자들이 하나둘 퇴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괜히 부럽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하루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으니까요.

하지만 교수님께서는 퇴원을 서두르지 않으셨습니다.

특히 저는 조직확장기가 삽입된 상태였기 때문에 염증이나 체액 저류가 발생하면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예정되었던 퇴원을 미루고 며칠 더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답답했습니다.

왜 나만 이렇게 오래 입원해야 하나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신중하고 안전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공부해 보니 배액관 제거 시점은 단순히 날짜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배액량, 배액 상태, 수술 범위, 재건 여부, 상처 회복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료진이 판단한다고 합니다.

많은 병원에서 배액량 감소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지만, 구체적인 기준은 병원과 수술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매일 새벽 찾아오던 성형외과 선생님

입원 기간 동안은 유방외과보다 성형외과에서 상처 관리를 더 자주 해주셨습니다.

아마 전공의 선생님이셨던 것 같습니다.

매일 새벽 병실에 오셔서 상처 상태를 확인하고 소독을 해주셨습니다.

한 번은 제 몸 상태를 보시더니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고기 안 드시죠? 그러니까 이렇게 마르신 거예요. 고기 드셔야 합니다."

그때는 그냥 웃고 넘겼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회복을 위해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는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수술 후에는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팔까지 꽁꽁 묶었던 이유

수술 후에는 압박 벨트 같은 장비로 가슴 부위뿐 아니라 수술한 쪽 팔까지 함께 고정했습니다.

정말 불편했습니다.

잠을 자는 것도 힘들었고 몸을 돌리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공부를 하면서 어느 정도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직후에는 상처 부위가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조직확장기가 자리를 잡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물론 수술 방법과 병원마다 관리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에는 이러한 고정 과정 역시 회복 치료의 일부였습니다.


잊을 수 없는 배액관 제거의 순간

그리고 드디어 퇴원 전날.

많은 환우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배액관 제거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무서웠습니다.

몸 안에 들어가 있는 관을 뺀다는 것 자체가 상상이 되지 않았으니까요.

성형외과 교수님께서 직접 제거해 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노련하셨습니다.

교수님은 배액관만 바라보지 않으셨습니다.

제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셨습니다.

아마 긴장을 풀어주시려는 의도였겠지요.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

정말 순식간에.

촥.

배액관을 잡아 빼셨습니다.

저는 반사적으로 "악!"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솔직히 아팠습니다.

생각보다 길게 들어가 있었던 관이 빠져나오는 느낌도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통증은 아주 짧았습니다.

몇 초도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제거 과정 자체보다 제거 직전의 긴장감이 더 크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배액관이 빠진 순간의 해방감

그런데 신기하게도 배액관이 빠지고 나니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었습니다.

몸에 매달려 있던 배액통이 사라졌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병실 복도를 걸을 때도,

화장실에 갈 때도,

잠을 잘 때도,

배액통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드디어 퇴원

그리고 9일 만에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병원 문을 나서던 순간의 기분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솔직히 그때는 수술만 끝나면 모든 것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이제 상처만 잘 아물면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술 못지않게 힘든 항암 치료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퇴원 자체가 좋았습니다.

병원 밖 공기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햇살도 좋았고,

집으로 간다는 사실도 좋았습니다.

몸은 아직 불편했지만 마음만큼은 자유로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순진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날의 기쁨만큼은 진심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알게 된 감사함

수술 직후에는 무섭고 불편하고 아픈 기억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배액량이 줄지 않아 퇴원을 늦춘 것도,

팔을 고정했던 것도,

배액관을 제거했던 것도,

모두 감염을 막고 회복을 돕기 위한 의료진의 판단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저를 치료해 주셨던 의료진에게 감사한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그들의 세심한 관리 덕분에 저는 무사히 치료를 마칠 수 있었고, 지금도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공부하는 환우를 위한 당부의 말씀

제가 이곳에 기록하는 모든 내용은 저의 개인적인 치유 경험과 공부한 지식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사람마다 체질이 모두 다르고 현재의 상태 또한 제각각입니다.

특히 수술 후 회복 과정과 배액관 관리, 퇴원 시기 등은 수술 범위와 재건 여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환우의 경험을 참고하되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담당 의료진의 설명을 우선으로 하시길 권합니다.

내 몸의 주인은 나 자신이며, 지혜로운 공부와 실천이 쌓일 때 비로소 진정한 치유가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치유 기록

암 진단보다 더 오래 남은 교수님의 한마디

림프 부종 검사, 멈춰버린 길을 화면으로 마주했던 날

암 환자가 된 후 생긴 습관, 진료 전 꼭 메모장을 여는 이유


#유방암 #유방암수술 #유방전절제 #배액관제거 #배액관통증 #배액관관리 #유방암입원기록 #조직확장기 #유방재건 #성형외과 #림프절절제 #유방암투병기 #암환자일상 #암환우소통 #유방암10년차 #수술후회복 #배액관경험담 #공부하는환자 #HealingJourney

6/01/26

유방 재건 수술 후 알게 된 인공진피와 확장기의 시간

 안녕하세요. 만년 구대리입니다.

오늘은 유방 재건 과정에서 제가 뒤늦게 알게 되었던 ‘인공진피(ADM)’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찻 잔과 책, 핑크꽃이 놓인 테이블 이미지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준비하던 당시의 저는 솔직히 암 치료 자체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전절제 수술을 해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벅찼고, 수술이 무사히 끝나기만을 바라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재건 과정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을 들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잘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인공진피였습니다.

수술 중 보호자가 대신 결정해야 했던 순간

저는 왼쪽 유방 전절제 수술과 함께 조직확장기 삽입을 통한 유방 재건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유방외과에서는 암 조직 제거를 담당하고, 이후 성형외과에서 재건 수술을 이어서 진행하는 일정이었습니다.

그렇게 수술대에 올랐고 전신마취가 시작되었습니다.

당연히 그 이후의 일은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퇴원 후 어느 날 남편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사실 수술 도중 성형외과 교수님이 남편을 따로 호출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마취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유방외과에서 암 조직을 제거한 뒤 성형외과 교수님이 재건을 위해 수술 부위를 확인했는데 예상보다 조직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는 원래 체형이 마른 편이었고 피부와 피하지방층도 얇았습니다.

교수님 판단으로는 조직 상태와 혈류가 좋지 않아 재건 후 상처 회복이나 염증 위험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 계획했던 대로 조직확장기를 삽입할지, 아니면 계획을 변경할지를 보호자와 상의해야 했던 것입니다.

당사자인 저는 전신마취 상태였으니까요.

남편 역시 많이 고민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확장기를 넣어달라고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남편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지금 안 하면 나중에 다시 해야 할 수도 있잖아."

"차라리 해보고 결정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

지금 돌이켜보면 참 남편다운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계획대로 밀어붙이지 않고 실제 조직 상태를 보면서 가장 안전한 방향을 고민해 주셨던 성형외과 교수님께도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수술 후 알게 된 인공진피의 존재

수술이 끝난 뒤 저는 또 하나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몸 안에 인공진피가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깜짝 놀랐습니다.

"인공진피?"

"내 몸 안에 인공 피부가 들어갔다고?"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나중에 성형외과 진료를 보면서 여쭤보니 제 피부 조직이 워낙 얇아서 인공진피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인공진피(ADM)란 무엇일까

인공진피는 ADM(Acellular Dermal Matrix)이라고 부릅니다.

사람 또는 동물의 피부 조직에서 세포 성분을 제거하고 콜라겐 구조만 남긴 생체 재료입니다.

유방 재건 수술에서는 확장기나 보형물을 안정적으로 지지하고 부족한 조직을 보강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피부가 얇거나 피하지방이 부족한 환자의 경우 재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기도 합니다.

물론 인공진피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감염, 염증, 상처 회복 지연, 구형구축 등의 가능성이 함께 논의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어떤 재건 방법이 적합한지는 담당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결정해야 합니다.

확장기와 함께 살았던 시간

수술 후 저는 조직확장기를 몸 안에 넣은 채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조직확장기와 보형물을 비슷하게 생각하시는데 실제 느낌은 꽤 달랐습니다.

적어도 제가 경험한 조직확장기는 흔히 미용 목적의 유방 확대술에 사용하는 부드러운 실리콘 보형물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상당히 딱딱했습니다.

몸 안에 낯선 물체가 들어 있다는 느낌도 강했습니다.

그리고 조직확장기는 처음부터 원하는 크기로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 기간마다 성형외과 외래 진료를 받으며 확장기 안으로 생리식염수를 조금씩 주입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가슴 안에 있는 주입구를 통해 액체를 넣으면 확장기가 조금씩 커집니다.

그러면 그만큼 피부도 늘어납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주입하고, 다시 피부가 늘어나고, 또 기다리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최종 목표 용량까지 확장을 진행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그저 치료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참 신기한 과정이었습니다.

내 피부를 서서히 늘려 새로운 가슴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던 셈입니다.

생각보다 불편했던 일상

하지만 확장기와 함께하는 생활이 편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생각보다 불편했습니다.

확장기 안에 액체가 채워질수록 무게감도 달라졌습니다.

한쪽 가슴만 부피가 커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의 균형도 달라졌습니다.

어깨가 아프고,

등이 뻐근하고,

허리가 불편한 날도 있었습니다.

무게 중심이 달라지면서 생기는 부담이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잠자는 자세였습니다.

저는 원래 엎드려 자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확장기를 넣고 나서는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몸을 뒤척일 때마다 신경이 쓰였고 압박되는 느낌도 불편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 동안 확장기를 품고 살았습니다.

결국 재건을 내려놓다

시간이 흐르면서 저는 많은 고민 끝에 재건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수술 4년 차에 확장기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제거 수술 후 교수님께서는 구형구축이 상당히 심한 상태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거 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깨끗하게 제거가 잘 되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는 정말 놀라운 기분을 경험했습니다.

몸이 가벼워졌습니다.

어깨와 허리의 부담도 줄어든 느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이 편했습니다.

정말 표현 그대로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제가 원했던 것은 꼭 재건이 아니라 편안함이었다는 것을요.

해보지 못해서 남은 미련은 없습니다

가끔은 생각합니다.

만약 재건을 끝까지 진행했다면 어땠을까.

하지만 미련은 없습니다.

저는 직접 경험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확장기를 넣어도 보았고,

확장도 해보았고,

몇 년 동안 몸 안에 품고 살아도 보았습니다.

충분히 경험한 뒤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그래서 후회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 경험 덕분에 재건을 선택하는 환우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고, 재건을 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환우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재건을 하는 것도 정답입니다.

재건을 하지 않는 것도 정답입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의 기준이 아니라 내가 가장 편안한 방향을 찾는 것입니다.

암 치료 이후의 삶은 결국 내 몸과 평생 함께 살아가는 과정이니까요.


공부하는 환우를 위한 당부의 말씀

제가 이곳에 기록하는 모든 내용은 저의 개인적인 치유 경험과 공부를 바탕으로 합니다.

사람마다 체질과 형편이 다르기에 무조건 특정 수술 방법이나 재건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정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능한 범위 안에서 내 몸에 맞는 건강한 선택을 하려는 노력입니다.

항상 주치의와 상의하시고, 본인만의 지혜로운 치료 방향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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